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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집콕놀이

어린이요리 - 파티시에가 되고 싶은 초딩의 계란찜,샌드위치 그리고 생과일 아이스크림.

<초딩의 요리> 파티시에가 되고 싶은 초딩의 샌드위치, 계란찜 그리고 생과일 아이스크림

제가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부터 첫째 딸아이 이야기를 종종 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파티시에"가 너무나도 되고 싶은 10세 여자 아이가 만든 샌드위치생과일 아이스크림 입니다. 

이 아이는 파티시에 가 꿈인데요~ 요리가 너무너무너무너무나도 재미있다고 합니다. 

제가 엄마니까 이해를 해야 하는데, 한편으로는 뭐가 그리도 좋은지 이해가 살짝 안갈 때도 있어요. 

모든 포커스가 요리에 가있어서 말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제가 힘에 좀 부칩니다. ㅎㅎ  원하는대로 다 들어주기가 힘들어서 말이지요.

베이킹을 워낙 좋아하는 아이라서 엄마가 가끔식 베이킹을 하면 꼭 와서 한 두가지는 해야 하기에 불러서 같이 하기도 하고, 아이가 같이 참여할 수 있는 메뉴일 경우에는 참여하도록 하고요~ 

엄마가 식사 준비를 하면 뭘 만드는지, 재료는 뭐가 들어가는지, 순서는 어떻게 되는지 굉장히 유심히 봐요~

그러고는 흉내를 냅니다. 물론 불을 사용하는 것은 아직 금기시 되어 있어서 하고 싶어도 못하지만, 

불을 사용하지 않고, 전자렌지와 과도 칼을 사용하는 정도선에서는 하고 싶은대로 하게 놔두고 있거든요. 

많은 엄마들이 아이에게 빵칼을 줘서 요리 참여 기회를 주는 것 처럼 저도 그렇게 합니다
계란찜은 이제 뭐 몇번이고 만들어요~

올해 열살이 되고 부터는 좀 더 자신감도 생기고, 그 간의 노하우로 아이가 야무지게 도구를 잘 다뤄서 기회를 조금씩 더 주고 있는데, 이제는 엄마 눈치 보면서 잔소리 해도 자기가 하고 싶은건 해내고 맙니다. 

동생들한테 뭐 먹고 싶은지 유도해서 핫케이크 믹스나 코코아 파우더를 이용해서 라도 전자렌지를 돌려 빵을 완성하고 주기도 합니다. 솔직히 가끔 좀 놀랍습니다.
유투브에서 찾아서 보고는 만든다해도 순서를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는지, 좋아하니까 머릿속에 다 외우는건지.. 메모를 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나름대로 자기가 양도 조절해서 넣고 싶은 만큼 넣어요. 결과물도 꽤 나쁘지 않습니다. 

파티시에가 되고 싶은 초딩은 자기 일과 계획표에 매주 토요일에 요리를 넣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고, 하루 종일 집에서 지내야 하는데 시간을 규모있게 잘 사용해야 하고,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활동을 알아서 요일별로 정리해서 넣으라고 했죠.

이 아이는 하루에 뭔가 특별활동을 한가지씩은 해야 직성을 풀립니다. 하고 싶은거는 오늘 못하면 내일 이라도 하는데, 자기가 넣어 놓고도 잊어버리고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안하고 건너뜁니다. 매우 정상적이지요? ^^ 

그래서 하루는 만들기, 하루는 실험, 하루는 악기, 하루는 요리, 하루는 하루종일 TV보기, 하루는 자전거 타기 등.. 으로 짜 넣었습니다. 나쁘지 않아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규모있게 짜 넣고 하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가 기특하니 말입니다. 

끊임없는 잔소리의 결과일지도 모르지요..

여튼, TV를 볼때는 '꿈빛 파티시엘' 이라는 빵과 디저트를 만들고 판매하는 어린이 만화를 주구 장장 봅니다. 

그만 보라고 잔소리 할때까지요. 정말 너무 재미있다고 하고, 이 아이는 이 만화를 통해서 소스를 얻습니다.

그 만화에서 프랑스 디저트에 대해서 나오고, 프랑스 말도 나와서 자기는 나중에 프랑스에 갈거라서 프랑스언어도 배워야 겠다고 다짐을 해요. 몇일 못가긴 하지만, 머릿속에는 소원을 계속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유투브나 디즈니플러스 같은데서도 외국인 가족이 나와서 가는 가족 요리 경연대회나 베이킹하는 유명 유투버 채널을 유심히 봐요. 

자기 꿈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부분은 정말 칭찬할만합니다. 저는 그렇게 못했어서 더욱 높이 사요~ 

그러나.. 엄마의 입장에서는 여간 지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도 베이킹을 하기는 하지만 너~~~무 좋아서 매일 하지는 않거든요.

그냥 하고 싶을 때 가끔 하고, 손님이 오거나 가족 중 누군가가 먹고 싶어 하는 메뉴가 있을 때 만드는 정도 입니다.

여기서는 구할 수 없는 종류의 빵이나 음식들을 그리워서 하는 것이지요~ 

이 아이는 너무 좋아서 매일 하고 싶은가봐요~

이따금씩 좀.... 지칩니다 ㅎㅎㅎㅎ  

아이는 지난 토요일에 생과일 아이스크림을 만든다고 요란이었고, 저는 그냥 하고 싶은대로 하게 뒀습니다. 

그리고 얼린 후 하루가 지나 주일이 되어 꺼내서 같이 나누어 먹었습니다. 맛있었어요~ 

아이들도 저도 맛있게 하나씩 들고 먹었습니다. 제법이더라고요 ^^ 

샌드위치도 알아서 이제는 금방 만들어요.
원하는 소스와 재료를 올리기만 하면 되니까요.

 

 

짜잔~ 제법이지요? 후라이팬 사용 못하게 했더니 달걀풀어서 전자렌지로 돌려 한장 넣었네요. 

제가 후라이 하나 해주면 되는데, 다른 식구들은 다른거 먹는데, 자기는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겠다고 고집을 부려서 그냥 어떻게 하는지 보려고 놔뒀습니다.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은건지 끝까지 혼자서 다 알아서 하겠답니다. ㅎㅎ

그냥 놔뒀어요.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읍는다고 ~ 딱 그런가봐요~ 

 

 

막내는 1일 1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어하는데,

누나가 만든거 알고는 전날 냉동실 문짝이 닳아 없어질 정도로 문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더니

드디어 상봉의 꿈을 이룹니다.ㅎㅎ

하나 야무지게 다 먹었어요~ 

누나가 만든 아이스크림이 너~~~무 맛있답니다. "다임에 또~! 만드러저 눈나~~~? 곰마워~" 하고 말이지요. 

 

 

우유에 꿀도 넣고, 무화과쨈도 살짝 넣고 포도, 딸기 거기에다가 씨리얼을 넣고

냉동실에서 하룻밤 지나 꺼낸 비주얼입니다. 맛있어 보이지요?

사실 지금 여기 좀 쌀쌀하기도 하고, 아이스크림 안먹고 싶었는데,

또 딸내미가 만들었다니 마지못해 한입 베어 물었는데~~"음~~~ 맛있는데~" 하고 하나 다 먹었습니다 ^^ 

아이스크림 홀더가 4개뿐이라 아빠꺼는 패스~ 라네요~ 그래도 한입씩 나눠주고 나머지는 각자 들고 다 냠냠 했어요. 

자기도 한번 섞어 보고 싶어서 생각해서 넣었다는데 스스로 자화자찬하며 감탄사를 늘어놓습니다. 

 

 

그런데 어젯밤 아이의 말 실수로 사단이 났습니다.

매주 토요일에 요리를 하겠다고 짜 놓은 건, 아이였고, 저는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주기로 이야기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제가 포스팅 했던 화전을 같이 만들어서 먹었어요~ 

그런데 이 녀석이 어젯 밤 " 엄마 , 원래 토요일에 요리하기로 했잖아요. 그런데 지난주에 못해서..." 라고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저는 얄팍한 신경질이 팍! 났습니다. 

"뭐라고? 토요일에 못했다고? 너 토요일에 아이스크림 만들어서 같이 먹었잖아. 토요일에 너가 혼자 하는거 엄마가 그냥 놔뒀고, 토요일에 못한거 주일에 같이 화전 만들었는데. 그건 요리 아니야? 너가 생각하는 요리는 다른거니?"

하고 퉁명스럽게 말해버렸어요. 

아이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아이의 생각에는 "베이킹" 만이 자기 기준에서의 훌륭한 요리 활동이라고 생각하는 듯해서, 

아이를 앉혀 놓고, 따져 물으면서 요리와 베이킹이 어떻게 다른지,

정말 되고 싶은 파티시에를 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연습과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지금은 아니고 너가 해야 하는 본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일장연설 잔소리를 했네요. 

이야기 끝에 아이에게 사과했어요.

미안하다고요~ 엄마가 말도 끝까지 다 안듣고 뭐라고해서 미안하다고요.

그런데 엄마는 이해가 잘 안되고 엄마도 사람이라 힘들도 지친다고 요구를 모두 다 들어주기에는 엄마도 할일이 많다고 말이에요. 

사과 + 자기 변호의 말들을 늘어놓은 셈이네요. 

어쩌면 뭐 그런걸가지고, 이렇게나 예민하게 반응했을까..? 라고 생각할지 모르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이야기 안하고 잘 이야기 해도 됐을텐데 내 얄팍한 신경질로 아이도 기분이 상했겠구나.. 생각이 듭니다. 

제가 아는 한 지인이 그러더라고요~ 

엄마가 아이를 야단치고, 아이는 혼나는 과정을 통해서 엄마랑 아이랑 서로 적응해 가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상처가 되면 안되지만, 안 되는것에 대한 경계를 배워나가는 과정이며

포기를 배우게 되는 과정이라고 말입니다. 

어려워요~ 

아이 셋과 함께 복닥이면서 살지만 셋 다 식성도 성격도 개성도 다 달라서 엄마는 오늘도 어렵습니다 ㅎㅎ 

어쩌다 보니, 이 글의 목적을 잃어버린것 같네요.

우왕좌왕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