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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Life

남아공 코로나 5개월만의 외출

<남아공라이프>5개월만의 외출 

5개월, 정말 5개월만에 아이들과 함께 필드를 찾았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동네에는 가까운 곳에 아이들과 함께 갈만한 공원이 마땅치 않습니다. 

또한 지금은 몇개 있는것 마저도 다 문이 닫힌 상태거든요. 

현재 락다운 단계 3단계, 6월1일에 시작된 락다운 3단계에서 다시 4단계, 5단계로 심화된다고 하다가 결국 일시적인 심화단계로는 못간 채 계속해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벌써 오늘만 해도 확진자가 459,761명이며, 지금 저희가 잘고 있는 이 하우텡에는 164,584명으로 어제 대비 2,265명이 하루만에 늘었습니다.

밖에 못나갈만 하죠? 정말 심각합니다. 

그런데 요 앞 가까운 마트에도 거의 2주에 한번 나가는데, 심각해지고 있다는게 체감적으로 잘 와닿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그냥 계속 똑같이 마스크 끼고, 장갑 끼고, 거리 유지하고, 손 소독하면서 다니고 있으니까요.

지난 주에 지인으로 부터 가까운 교회와 학교가 같이 있는 부지가 오픈을 해 놓았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습니다.

4단계 일때 혹시 필드에서 아이들이 잠시라도 뛸 수 있을까 싶어서 갔었는데 앞에서 관리자들이 통제 했었거든요.  

그래서 갈 곳도 없고, 불안하기도 하고 아이들은 항상 집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마트에도 안데리고 가고  집에 있는 시간이 익숙해지다보니 아이들에게 단도리를 잘 해놓고 얼른 다녀오는게 더 안전하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

여하튼, 아마도 레벨 3단계 되면서부터 오픈을 했는데 지레 겁먹은 저희만 안나간건지 지난 주말에 현지인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돗자리를 깔고, 아이들은 자전거도 타면서 시간을 보낸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도 언젠가 한번 나가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이 맘껏 뛰어 놀 수 있는 오픈된 공간이 없다는 사실이 참 답답하지만, 그래도 이제서야도 오픈 소식을 알게 되었으니 또 사람 없는 틈을 타서 다녀와야 속이 뻥 뚫리지 않겠습니까~ ㅎㅎ 

오늘 아침 아이들과 부랴부랴 물과 요기거리를 챙겨서 10분정도 거리에 있는 필드로 향했습니다. 

굳게 닫혀있던 문이 열려 있고,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겨울이라 관리도 안되고 말라버린 필드이지만 소리도 지르고 뛰어 놀 수 있으니 정말 감사했습니다. 

파란 하늘 여유롭게 보는 것도 정말 오랜만이더라고요. 

공하나 던져주니 물만난 고기들 처럼 신나게 뛰어노네요~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어요 이게 얼마만의 운동장인지.. 

가는길에 차안에서 비디오로 촬영을 했는데 정말 볼거는 없지만, 아이들 학교를 지나가는 길이어서인지 아이들이 학교에 인사를 하네요~ 

앞에 가는 대형버스가 앞을 다 가렸네요 ㅎㅎ대략 이곳 길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인도 중심이 아니고 차도 중심이라 인도는 별로 잘 되어있지가 않아서 안타깝습니다. 

항상 우스갯소리로 "아, 우리가 돈 좀 있었다면 여기 다 바꿔주고 싶다" 라고 이야기 하죠. 대체 얼마가 있어야 할까요?? ㅎㅎㅎ 

카메라를 너무 빨리 움직였나봐요 ~ 정말 아무것도 없죠? 그냥 잔디에요~ 

겨울이고, 잔디 관리가 되지 않았는지 마르고, 푹푹 들어갔지만 그래도 뛸 수 있다는게 어디야~ 하면서 아이들 신나게 놀았습니다.

현재 이곳에는 교회도 있고, 기숙사도 있고, 드나드는 사람들도 좀 있는 공간이지만, 

아침 일찍 가기도 했고, 전체 area 중에 일부분인 공간이라서 사람도 없고, 맘껏 뛰어 놀 수 있었습니다. 

볼거라고는 사진에 있는 풍경이 전부이지만, 구름 한점 없는 하늘이 정말 좋습니다.  

언덕이 있어서 차를 세우고 내려와서 놀고 집에 갈때는 다시 올라가야하는데, 힘들텐데도 오르락 내리락을 몇 번을 했는지 몰라요~ 

공 하나로 서로 하나가 됐어요. 오순도순. 옹알종알 이야기 하면서 서로 챙겨주고 찾고 하면서 놀이를 하네요. 

놀이 할때는 꼭 팀을 짜서 놀자고 이야기 하는 아이들이에요 우리 다섯명인데.. ㅎㅎ

햇볕에 비추인 그림자를 보면 꼭 한번씩 찍어보고 싶더라고요. 

찰칵, 오늘의 찰나를 남깁니다.

아이들 셋이서 있는 모습은 언제 봐도 참 뿌듯합니다. 

같이 놀면서 투닥거리고 싸우기도 하고, 또 서로 챙겨 주고 위로 해주기도 하면서 잘 지내는 모습을 보면 든든하더랍니다. 

그래.. 내가 너희 셋을 다 낳았단다 ㅎㅎ 

아이 셋 중에 막내 아이가 체력이 제일 좋습니다. 어렸을때 부터 그랬어요. 잔병치레는 밑으로 내려갈 수록 많이 한다던데, 저희집은 막둥이가 잔병치레도 제일 많이 안하고, 체력도 좋아요. 육상선수 하려나 싶을 정도로 달리는 것을 어렸을때 부터 좋아했는데, 어느 날 보니 조금씩 둔해지더라고요. 오늘 보니 그간 외출 안했다고 세 녀석 다 굼떠진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초상권침해라고 뭐라할것 같아서 얼굴은 스티커 처리를 했습니만, 이 사진에서 아이들이 얼마나 신이 났는지 볼 수 있었어요. 

얼굴에 함박 웃음이 피었거든요 ^^ 

아침 일찍 가서 30분 정도 밖에 안놀고 들어왔지만, 

나름대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어서 상황이 좋아지고, 다른 곳들도 보여드릴 수 있음 좋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