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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Life

남아공 적응기 - 남아공 땅 밟고 겪은 설움.

남아공땅 밟고 겪은 설움. 첫번째. 

3년전 남아공에 와서 처음 살아야 할 집을 구해야 하기에 이집 저집 돌아다니면서 집과 차를 알아보던 중이었을 때이야기 입니다.  

어디가 어디인지, 동서남북도 모르고 온 땅에서 살기 위해 집을 알아보는 중이었습니다. 

다행히 이곳에 먼저 오랫동안 거주하고 있던 지인이 있었기에 아는 사람 하나 없이 맨땅에 헤딩을 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생각지도 못한 상황들을 마주해야 했습니다. 

아마 지인이 없었다면 난감한 상황에 여러번 놓였을 일이었습니다.

저는 말할 것도 없이 남편도 능수능란하지 않은 영어 였기에 부동산 업체를 연결하여 

그래도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었음에 감사할 뿐이었지요. 

집을 보러 다니는 일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곳 저곳 다니면서 보다가 맘에 드는 집을 만났고, 가격과 아이들이 갈 학교와의 거리, 주변 치안 등을 고려해보았을때 적합했습니다. 

이곳은 집을 계약 할때 일반적으로 세입자가 직접 주인을 만나지 않고, 세입자는 중개인을 만나고, 중개자가 집주인을 만나서 절차를 처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또한, 집을 계약할때 첫달에 집세 외에 deposit(보증금)으로 집세 만큼의 금액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고,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여 2개월치 집세를 또 냅니다.

중개인이 집주인에게 집을 보러 온 세입자(우리)가 집을 계약하고 싶다고 하니 직접 만나겠다면서 나왔습니다. 

집주인은 중년의 콩고 사람이었고, 현재 이 곳에 있는 어느 병원에서 소아과 의사로 일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집주인은 우리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후에 2개월치가 아닌 3개월치의 집세를 한번에 내기를 원했고, 여러가지 조건을 내 걸면서 우리를 불편하게 했습니다. 

아무래도 외국인인게 불안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옆에 서있는 우리는 영어를 잘 하지 못했기에 같이 가 준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바로 옆에 서있는 우리에게는 시선을 한 번도 주지 않았습니다. 분위기는 너무 딱딱했고, 무시 당하는 느낌이 너무 심하게 들었습니다.

그때, 결심했습니다. '내가, 공부한다. 영어 공부 하고 만다. 내가 영어 공부해서 이런 설움은 안당한다.'

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 상황에서 언어가 통하는 사람과 이야기 하는 것은 이상하고 기분 나쁠 일이 아니었지만, 그 집주인의 태도는 상당히 불쾌했습니다. 

이곳 흑인들이 백인보다 더 영어 못하는 아시안들을 무시한다는 이야기를 더러 들었습니다. 

어쩌면 이방인으로서의 자격지심 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우리는 이 집을 계약하지 않았습니다.

중개인도 집주인 태도에 대해서 불쾌하다고 이야기 하며 세입하는 것을 크게 권하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그 다음 여러 집을 본 후 다른 부동산 업체를 통해 집을 결정하고 계약하기 전에 회사가 어디에 있는지 한 번 가봐야겠다는 지인이 찾아 갔는데 알고보니 회사는 없고 이름만 있는 1인 업체였습니다. 

중개인은 이를 속였고, 회사에 대해서 묻자 다짜고짜 화를 내면서 왜 말도 없이 왔냐, 왜 믿지 못하는 거냐면 되 따져 물었습니다. 

하마터면,, 사기 당할 뻔 한 상황이었습니다.

우리는 계약금을 넘기고 집에 들어가지 못했을 수도 있는 계약이 성사 되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안도했습니다.

이만하길, 천만 다행이라면서요. 

그리고는 몇 일 후 자동차를 계약해야 해서 중고차 파는 곳들을 찾아서 다니다가 너무 좋은 가격에 나온 차를 보러 갔고,

계약금을 보냈습니다. 다시 가서 보니 자동차에 결함이 있었고, 차 주인은 미리 고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부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을 우리가 직접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부분을 이야기 하면서 따져 물으니, 아무 문제가 없다고 몇 번을 이야기 하다가 고쳐 놓겠다는 것입니다. 여러가지로 문제가 되는 것 같아서 계약을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이미 받은 계약금은 돌려줄 수 없으니 그냥 사던지 말던지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몇 일 동안 생각해보고 다시 연락해봤지만 돌려 받을 길이 없었습니다.  

차를 봤던 지역이 흑인들만 살고 있는 마을 근처인 곳이라 직접 흑인지역으로 찾아갔다가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이기에 포기해야 했습니다

더 큰 금액이 아니길 다행이었으니까요. 

이런 과정이 있었기에 지금 오히려 더 나은 환경과 차를 만날 수 있게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만 외국에 나와서 이방인으로 살면서 언어가 안통하고 환경에 적응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저렇게 살아가면서 동서남북도 모르던 길을 익히고, 네비게이션 없이도 가까운 길을 찾아 다닐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참 신기할 뿐입니다. 

벌써 3년이네요.  

어떻게든 새로운 환경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게 사람인가봅니다. 

우왕좌왕 글을 썼지만, 이제 와서 나마 글로 남겨 보려고 합니다. 

다음 번 이야기를 써야겠습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