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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Life

남아공 아이스크림 - 아이스크림은 약이다.

어린이 명언 '아이스크림은 약이다' 

안녕하세요.! sJSfam입니다. ^^ 

오늘은 저희 집 셋째 이야기를 살짝 해보려고 합니다. 

저희 집 티라노에요~

5세 아이 두셨거나, 요만한 시기에 있는 남자아이들을 두신 부모님들은 잘 아시겠지만 한동안 관심이 생기면 관심 생긴 영역에 심히 몰두하기도 하고, 이맘때쯤 되면 재잘재잘 못하는 말이 없어서 가끔 사람을 황당하게도 만들고, 귀가 따갑도록 원하는 것을 집요하게 이야기하는 바람에 지치게도 만드는 5세입니다.  

요 몇일 관심은 자전거예요~ 그토록 원하던 자전거를 외할아버지 찬스로 얻었거든요~

 

2020/09/22 - [남아공 Life] - 어린이 자전거 ,남아공에서 자전거 구입하고 조립하던 날

 

어린이 자전거 ,남아공에서 자전거 구입하고 조립하던 날

어린이 자전거 , 남아공에서 자전거 구입하고 조립하던 날 안녕하세요! sJSfam입니다 ^^ 오늘은 지난 Game 마트 포스팅 때 잠깐 언급했던 자전거 구입기 포스팅을 하려고 합니다. 2020/09/20 - [남�

namagong2018.tistory.com

 

자전거를 조립하던날 하루 종일 저 헬멧을 쓰고 집안에서 돌아다녔어요. 날이 더워져서 반팔을 입고 헬멧 쓴 안쪽으로 땀이 삐질삐질 나는데도 괜찮다고 합니다.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아침에 일어나면 그 날 일과에 아이는 자전거 타기를 넣습니다 . ^^  

이날은 자전거 없이 아이 셋을 데리고 집 앞 골목길을 몇 바퀴 돌자고 나갔습니다. 

저희 집은 여러 세대가 다닥 다닥 붙어 있는 형태로 되어 있는 콤플렉스라고 불리는 형태의 주거지입니다. 

이곳은 하우스와 콤플렉스, 그리고 아파트로 나뉘는데 저희가 사는 지역에는 고층 아파트는 없고, 3층 정도 되는 정도의 건물 혹은 정원이 있는 단톡 주택(하우스), 작은 정원이 있는 콤플렉스 정도로 나뉩니다. 

저희는 콤플렉스에 거주하고 있고요. 

                                                                                                                                               지난 겨울 아이들이 산책하는 모습 

대강 이런 형태의 집들이 게이트 하나를 두고 모여 살고 있습니다.

저희 지역의 경우에는 40 가구예요. 꽤 많은 편입니다. 그리고, 시내 안에서는 매우 평범한 주거 형태에 속합니다. 다른 지역이나 주변 다른 콤플렉스들은 또 다른 집의 모양이나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안에 자동차가 지나갈 만한 작은 골목길로 되어 있고, 락다운 기간 동안 밖에 나가지 못했기 때문에 이 골목길을 돌면서 6개월을 보낸 듯 합니다. 

평소에 너무 답답하면 아이들과 이 길로 나가서 한 5바퀴 돌곤 하는데 나가자 마자 반 바퀴도 못 돌고 사단이 났습니다. ㅜㅜ 너무 흥분한 탓이었을까요~

형이랑 달리기 시합을 한다면서 뛰다가 커브를 도는 순간 형아랑 너무 가까이 붙어 있었던건지, 

발이 꼬이면서 막내가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뒤쫓아 가던 저는 저 앞에서 들리는 익숙한 울음소리에 발걸음 재촉했습니다. 

"엉엉어어어엉 , 형아 때무니야! 형아 때무네 너머져짜나!!, 그러니까 뛰지 마랐어야지!" 

짧은 발음으로 원망섞인 울음으로 형아를 무척 나무랍니다. 

아이는 넘어지면서 눈꼬리 옆, 아래 이마까지 세 부분을 쓸렸더라고요. 

나가자마자 한 바퀴도 못 돌고 반 바퀴 돌고서는 무척 조용한 콤플렉스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까 봐 아이를 안고 얼른 집으로 들어옵니다. 저희 콤플렉스는 굉장히 조용한 편이고, 관리하시는 통장 caretaker할머니가 까다로운 편이어서 소음에 주의를 주곤 합니다. 

게다가 밖을 산책하는것도 뭐라고 해요.

차 타니는데 위험하다는 이유이죠.  오래전에 사고가 한번 있었는지 매우 주의를 기울이는 듯 해서 저희도 차가 드나들지 않는 시간대를 틈타서 매우 조심스럽게 생활하게 되더라고요.  이 부분도 할 말이 많은데,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약간의 인종차별이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 몇 번 있었습니다.

뭐 여튼, 이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번에 할 수 있으면 해볼게요. 

이날 아이는, 들어오는 내내 어찌나 억울하고 속상한지, 속에서 꺼이꺼이 올라오는 울음과 한숨 섞인 뜨거운 눈물 바람에 제 어깨가 다 젖었습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닌데 멋쩍고, 미안한 형아는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토닥여 줘도  "안 미안해! 형아는 아무 말도 하지 마"라고 말합니다.  

집으로 들어와서 씻기고 얼굴에 난 상처를 소독하고 약을 바른 후에 메디폼을 붙여 주었습니다. 

눈 아래, 눈꺼풀 끝부분, 그리고 이마까지 상처가 났어요.  대~~~ 충 어떻게 넘어졌는지 감이 오시죠? ㅎㅎ

뭐 아이 키우면서 이런일은 일상 다반사, 별로 놀랍지도 않습니다. 

세 아이 다 자라면서 이마, 눈 옆이 한 번씩 찢어져서 응급실에 간 일이 있었던 터라, 작은 상처쯤은 대수롭지도 않아요.  그저 부러지지 않으면 다행, 이라고 생각합니다. 

집에 들어오자 누나는 역시 누나인지, 동생 달랜다며 얼른 방에 가서 아끼고 아껴 놓았던 한국에서 가져왔던 뽀로로 스티커를 꺼내서, 달랩니다.

"좋아하는 거 골라봐. 이거 붙이면 하나도 안 아프다!"하고 말합니다. 

또, 다행이 이 말을 진짜로 알아듣는 막내는 얼른 하나 골라요.

" 눈나, 눈나가 부쳐줘(붙여줘)" 하고 말해요. 

이 때까지만 해도 눈물도 조금 그쳐 가고 잘 달래 지는 듯 보였는데, 갑자기 "나 여기도 아파" 하고 나서 바지를 걷었는데, 이건 피!! 

다친 무릎에 약바른 사진, 벤드위에는 뽀로로 스티커 

이 때 부터 걷잡을 수 없는 울음과 원망이 시작됩니다. 

"엉엉엉어 피나자나 피 ! 그러니까 형아가 뛰지 마랐어야지 ! 엄마 잘못이야 그러니까 왜 산책 나가자고 했어? 엄마 잘못이야!" 

두 손으로 무릎을 힘주어 부여잡고 부들부들 떨면서 큰일 난 듯 대성통곡을 합니다.

그야 말로 오버액션이에요. 그 순간에도 너무 웃기거 그런거 아시죠? ㅎㅎ

그러면서도 따가운 소독솜을 힐끔 보면서, 

"소독하꺼야? 소독하지 마~ 응? 소독하지 마!!~"하고 이야기 해요.

결국 우는 사이 소독하고, 연고를 바르고 메디폼을 붙여주고 나서야 진정이 됩니다.

형제 많은 집들은 아실 것 같아요 

막 서로 "괜찮아, 누나도, 형도, 다 그랬어, 내일이면 괜찮아질 거야, 잘 먹고 잘 자면 빨리 나을 거야" 온갖 위로와 경험자의 경험에서 우러나는 경험담이 한참 이어집니다. 

대충.. 상황은 이렇게 끝나요~~

여기서 끝이냐고요? 아니요~ 이제 아이는 명언을 남깁니다. ㅎㅎ 

아이가 너무 울고 속상해해서 제가 "에구~~ 아프니까 맛있는 거 먹어야겠다" 하고 말하니까 

"맛있는 거 뭐? " 하더니 얼굴에 급 화색이 돌아요. 이미 알고 있는 듯 합니다. 

"음 ~~~ 아이스크림~?" 

저희 막내는 유난히 아이스크림을 너~~ 무 좋아해요.

1일 1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아이예요. 그래서 이 나라에서 파는 쭈쭈바 아이스크림을 저장해놓고 먹거든요. 요렇게 한 팩 사 오면 보름 정도 넘게 먹는 것 같아요.  

이걸 반으로 갈라서 1일 1 아이스크림 하는 아이예요. 무슨 영양제 챙겨 먹듯이 먹는다니까요. 허허 

그런데, 이날은 저 아이스크림이 다 떨어지고, 얼마 전에 사다 놓은 2리터짜리 퍼먹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꺼내 주었어요. 

작은 컵에 담아서 주니 자기는 무릎이 아파서 못 일어난다면서 누나한테 부탁을 해요. 누나는 또 가져다가 떠먹여 줍니다. 

아프면 상전.이라는 말 아시죠? 

네, 저희 집 상전입니다. 제일 작은 꼬맹이가 상전이예요 ㅎㅎ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이번에는 형아가 브라우니 먹을 건지 물어보자 냉동실에 넣어 놨던 소포장용 브라우니 하나랑 그릇을 가져다가 앉아서 형아가 먹여주는 브라우니를 받아먹습니다. 

왜냐하면 , 자기는 아프니까요 ㅎㅎㅎ

아프면 떠먹여 주는 거래요~ 

아이가 이야기합니다.

"엄마~ 아이스크림이 약이야? " 하고 물어요. 

"응??? 아니? 아이스크림은 약 아닌데~"  하니까,

"형아 누나 이빨 빼쓸때도 아이스크림 머그면 갠찬타고 해짜나 .엄마 아이스크림 머그니까 안 아픈 거 가태 , 그러니까 약인 거 가태" 하고 말해요. 

허허허 할 , 말~~~ 이 없습니다. 

2020/09/18 - [남아공먹거리소개] - 남아공 마켓 신상 MR.BROWNIE 코코넛 브라우니

 

결국 형아가 그릇도 받쳐주고, 온갖 심부름은 누나 형아가 다 해주면서 시중을 들어줘요. 

한참을 저렇게 다리를 뻗고 앉아서, 자기는 다리가 아파서 못 움직인다고 했어요. 

이 날 저녁에 침대에 누워서 잠들 때 까지도 , '형아 잘못이야, 엄마 잘못이야' 막 그러더니,

결국은 형아 잘못도 아니고, 엄마 잘못도 아니고,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걸 이야기 나누고서는,

아이는 "엄마, 내가 안 뛰었으면 안 넘어졌을까? 그럼 피도 안 났겠지? " 하면서 생각하는 이야기들을 잔뜩 늘어놓았습니다. 이런이야기를 스스로 할때는 정말 아이가 많이 자랐구나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아이의 마지막 말은요..

"아~ 나 이제 아랐어. 아이스크림은 약이구나!" 

이리하여 아이스크림은 약이 되었습니다. ㅎㅎㅎ

아이스크림은 만병통치약이에요 여러분~~ ^^

 

이상 1일 1아이스크림과 1일 1자전거를 실천하고 있는 5세 아이의 비하인드 스토리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